묵공(墨攻)

冊 이야기 2009. 9. 4. 16:46
묵자(墨子)의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나간 영화인 묵공, 그리고 그 원작 만화에까지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절판된 원작만화[총 11권, 모리 히데키(森秀樹) 원작]를 어렵게 구해 읽게 되었다.
이로써 거실 서가에 꽂혀 있는 붓다(일본만화의 거장 데스카 오사무-철완 아톰의 창작자-의 책, 총 8권)와 더불어
두 작품의 만화를 소장. 둘 다 일본작가의 작품이다.

만화는 작품 자체로서도 재미있다. 그리고 예수보다 앞서 나타난 사상가이자 활동가,
예수의 사상에 체 게바라의 실천력까지 갖춘 묵가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혁리(革離)의 이상향이 '倭'였다는 뜬금없는 결말은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 아마도 한국어판 출판사의 오기였겠지만, 묵자의 겸애(兼愛) 사상을 자꾸만 경애라고 해서 거슬렸다.
* 이 시대에 묵가사상가들이 살아 온다면 그들은 그저 반전구호를 외치는데 그치지 않고
  미군이 부당히 침공한 이라크에, 아프가니스탄에 무기를 들고 직접 도우러 갔을 것이다.
  점점 행동이 사라지는 시대, 그저 두뇌속에서 시뮬레이션만 하게 되는 내 모습이 슬프다.

그리고 영화 묵공, 작은 키에 빡빡머리 혁리를 샤프한 유덕화가 연기한다는데 제작단계에서부터
우려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오히려 만화 전반부의 또 다른 주인공
항엄중(안성기)이 영화에서는 너무 평면적으로 그려진 것이 더 아쉬웠고.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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