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바른 정신으로 사시다 2007년 우리 곁을 떠나신 권정생 선생님.
그저 몽실언니, 강아지똥을 쓰신 동화작가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재생지로 만들어 짚단처럼 가벼운, 그러나 그 안에 태산처럼 무거운 정신이 깃든 이 책을 읽고 나면
선생님이 진정한 이 시대의 스승이셨음을 깨닫게된다.
선생님은 평생 목소리 높여 소리치신 적 없고,
누구보다 많은 인세를 올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셨지만
평생 쓰러져가는 집에서 검약하게 사시다 돌아가셨다.
필요 이상으로 소유하는 것은 남의 것을 빼앗는 거라고 하시면서.
(평생 힘든 몸으로 사셨는데, 이제 그 몸에서 벗어나 편히 쉬고 계시겠지..)
* 저 책을, 국방부에서는 작년 여름 "불온서적"이라 딱지붙였다.
시대를 의심하고 달력의 년도를 다시 보게 한 해프닝이었지만,
그리고 혹 여름 휴가철을 맞은 국방부의 독서캠페인 아닌가 하는
싱거운 음모론도 나온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지만
김규항 선생이 쓴 "정치적 혁명성은 '주장'되는 게 아니라 지배체제에 의해 '증명'된다."
는 말이 새삼 되새겨지는 사건이었다.
티셔츠에, 그리고 온갖 상품에 덕지덕지 붙은 상표가 되어버린 체 게바라는
이제 더 이상 체제를 위협하지 못하지만, 평생 손에 총 한번 들어보기는 커녕
방안의 새앙쥐와도 평화롭게 공존하시던 권정생 선생님의 영성은
이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불온할 수 밖에..
* 아래 사진은 김규항 선생의 블로그 http://gyuhang.net/ 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