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다.

생각들 2010. 12. 11. 21:38
무언가를 이루어낸 사람의 자신감은 불편하다. 특히 '어린시절 찢어지게 가난했으나 타고난 근면함과 굳센 의지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의 무용담을 듣는 것처럼 정신을 피곤하게 하는 일은 없다. 그 사람이 어느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지, 정치적 입장이 어떤지 혹은 그가 추구하는 바가 물질적 세계인지 아님 반대로 종교적(이라고 주장하는)인 영역인지에 상관없이 말이다.

지난 화요일, 이 나라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자타 공인한다는 유명 시민운동가의 강연회에 다녀오며 든 생각. 의도하고 참석한 자리는 아니나 중간에 나올 수 없어 정신적 피로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스스로 성공한 운동가이며 우리나라에서 모금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라 자처하는 그의 모습은 얼마나 추레한지.. 모두에게 칭송을 듣는다는 것은 누구도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는 지금 서 있는 자리는 다르지만 그 '업계'의 이명박이라 할 만하다. 단지 그는 '돈과 권력' 보다는 '명예와 성취감'을 택했을 뿐..) 그는 자신만 못한 사람들을 자신의 '업적'에 의해 혜택받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허나 그는 그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자신의 업적이 오히려 자본주의의 결함을 보완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자본을 독점한 자들의 '지속가능함'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난 그런 사람이 불편하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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