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이 틀렸다면 속도는 무의미하다.(Speed is irrelevant if you are going in the wrong direction.) - 간디
'생각들'에 해당되는 글 105건
- 2014.09.12 방향과 속도
- 2014.08.26 문제의 원인
- 2014.06.24 영혼 상실병
- 2014.02.21 말
- 2012.07.15 Nothing important happened today 2
- 2012.04.10 투표
- 2011.11.11 아이를 통해 배우다 1
- 2011.08.09 주식
- 2011.07.04 야단친 후..
- 2011.06.09 예쁘지 않은 꽃이 있을까마는.. 1
세상에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리석은 사람들은 확신에 차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 버트런드 러셀
민간신앙이 남아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에게는 영혼 상실병이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영혼 상실병에 걸린 것 같다고 여겨지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마을의 추장이나 어른에게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그 사람의 병을 진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고 한다.
당신은 언제부터 춤추기를 중단했는가?
당신은 언제부터 노래 부르기를 중단했는가?
당신은 언제부터 홀로 있는 시간이 두려운가?
당신은 언제부터 사는 것이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는가?
- 기독교사상 2012년 8월호 중
아직 노래를 즐기고(부르는 것 보단 듣는 것이 압도적이지만), 홀로 있는 시간이 두렵지 않으니 아직 그럭저럭 영혼이 남아있는 것이겠지? 게다가 춤추기를 즐기는 딸과 함께 살고 있으니..ㅎ
너희는 그저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만 하여라. 그 이상의 말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태오 5장 37절, 공동번역 개정판)
Nothing important happened today(오늘은 별 중요한 일 없었다). 엑스파일 시즌9의 첫번째와 두번째 에피소드의 제목이기도 한 이 문장은 1776년 7월 4일, 영국왕 조지 3세의 일기장에 쓰여있던 문구라고 한다. 바다 건너 신대륙의 식민지에서는 독립선언이 있었던 바로 그날..
오늘도 많은 사람들에겐 별 일 없는 하루였을터. 그러나 또 누군가에겐 그 삶에 있어 특별한, 아니 특별했던 '그 교회(the church)'가 세상에 널린 교회들 중 하나(a church)였다는 것을 알게 된 날.
그런 은성이의 모습을 보며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소비하는 것은 정말 필요에 의해서인가 아님 그저 갖고 싶은 순수한 욕망의 소치인가. 내 생활에 필요한 물건은 거의 다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순간순간 눈이 가는 물건들(주로 소형 가전, 필기구 등)이 있다. 필요가 아니라 그저 소유욕으로.. 오늘도 중고 만년필(펠리칸 M150)에 눈이 가서 구매 직전까지 갔었다. 그런데 은성이에게 팽이 사는 것을 말리며 했던 말이 고스란히 내게 돌아왔다. "넌 이미 만년필(라미 사파리)이 있잖아. 게다가 손글씨 쓸 일이 많지도 않고.. 만년필을 하나 더 사는건 낭비야."
하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생산력이 높고 소비수준이 높아진 지금 역으로 살 집 마련하는 것과 먹고사는 문제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비정한 본래 모습. 내재적 모순으로 인해 공황이라는 낭떠러지가 기다리는 곳으로 흘러가는게 그토록 좋아하는 시장만능주의의 필연적 결말이란 말이다.
그리고 불황이 아니더라도 주식시장이란 투전판이다. 내가 돈을 벌려면 그만큼 잃는 사람이 있게 마련. 내가 공돈 벌어 집을 늘여가고 비싼 차를 탈 수 있는걸 축복이라 여길때 어딘가에선 그만큼의 돈을 잃은 사람이 길거리로, 한강으로 내몰린다. 직접 피해자의 얼굴을 보며 돈을 빼앗는 것은 아니지만 주식시장에 뛰어든 모두는 잠재적 공범이다. 물론 피해자가 되어 버릴 공산이 훨씬 크다만..(불을 보면 제가 타죽을줄 모르고 뛰어드는 불나방을 사람이 비웃을 수 있을까?)
그중 가장 큰 일은 동기간에 서로 위하지 않고 미워하고 다투는 일. 제 가장 가까운 혈육을 사랑하지 못하는 아이가 커서 온전히 사람 노릇을 할 수 있겠는가. 아이들이 커가면서 정색하고 야단치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는데 오늘 저녁엔 큰 아이을 울리고 말았다. 마음이 짠하고 후회스럽다. 하지만 녀석들아, 아비, 어미가 가고 나면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야 할 대상은 너희 둘이란다.
* 어제 당한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한 아내가 딸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갔다. 잠시 안정하고 빨리 돌아오길. 그리고 지금은 그저 아비가 원망스럽고 서럽겠지만 조금 더 자란 후엔 아비의 마음을 알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