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새로운 것은 없다. 우주로 간 '늑대와 춤을'이며 거기에
'매트릭스'(와 매트릭스가 차용한 장주의 '호접지몽')와 '반지의 제왕'(의 전투신)이 양념으로 버무려져 있다.
하지만 익숙한 이야기도 어떻게 펼쳐내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영화가 되기도 하는 법.

조금 더 짧게 만들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올해 본 영화중 최고로 꼽을 만 하다.
이제 더 이상 기술력이 부족해 상상한 바를 펼쳐보이지 못하는 시대는 간 것 같다.
관건은 누가 더 창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일 뿐.


* 인상적인 대사들이 나온다. 마치 노자 '도덕경'에서 따 온 듯한.
  '(이미) 가득 차 있는 잔을 채우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 그러자 주인공은 "난 비어있어요" 한다. 이런 팔푼이..
  '에이와(외계인 나비족이 믿는 모든 생명의 근원인 여신)께서는 누구도 편들지 않아요. 그저 균형을 맞출 뿐'

* 나비족은 아주 직접적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들의 주거지에 묻혀 있는 자원을 강탈하기 위해 나비족을 강제로 이주시켜려 하는 모습은
  현재 석유를 얻기 위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터전을 짓밟는 것과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물론 이라크도.

* 에이와라는 여신女神은 자연스레 야훼, 혹은 여와女媧(중국 고대신화에 나오는 인간을 창조한 여신)를
  연상케 한다. 아마 그 정도는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들었겠지..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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