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남다른 직업(그 이름도 살벌한 '들깨파' 중간보스)을 갖고 있긴 하지만 전형적인 40대 중년 가장인 인구. 유학보낸 아들녀석에겐 돈이 한없이 들어가고 머리가 커버린 딸은 아빠를 경멸하며 아내는 돈 못버는 남편을 무시한다.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에게 좋은 집 하나 마련해주려는 일념으로 은퇴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그에게 세상은 쉽지 않다.
'달콤한 인생'류의 폼나는 느와르도 좋지만, '생활느와르'라고 감독 스스로 정의한 이 영화도 좋다. 남들과 다른 일을 하지만 밖에선 시달리고 안에선 무시당하는 이 '가장'의 모습은 갈곳 없는 이 나라 중년의 모습을 대표한다. '반칙왕' 부터 빛을 발해온 '웃음과 페이소스가 공존하는' 송강호의 연기는 명불허전.
* 편의점 난투극 후 9시뉴스 자료화면으로 나오는 깨알같은 '압수물품 4호' 초코파이상자. 커터칼과 초코파이상자를
무기로 사용하는 이 '조직폭력 특별관리대상'의 짠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