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

영화이야기 2009. 10. 23. 17:56
디스트릭트9을 보고나서 생각난 옛 영화 두 편.
다시 한 번 찾아봤다.
역시 나온지 수십년이 지나도 고전은 훌륭하다.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그린 SF의 고전.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의 모습은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준다.

가장 인상적인 죽음 장면 중 하나. 영웅본색에서 주윤발 형님이 수십발의 총알에 맞아 죽는 것보다
더 강렬한 여운을 준 장면이다.

"이 모든 순간들이 시간 속에 묻혀 버리겠지. 마치 눈물이 빗속에 묻혀 버리듯이.."
- 안드로이드 로이의 대사 中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1968)

좀비물의 시초. 공포영화의 고전.
검은색 피가 붉은 피보다 더 공포스러움을 잘 보여주는 흑백영화.
갖은 고난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흑인 주인공은 허무한 결말을 맞는다.
정치적 은유로 가득한 품격있는 공포영화.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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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9

영화이야기 2009. 10. 22. 08:43
* 영화를 보기 전이면 이 글은 읽지 않는 것이 좋을 듯.^^

그동안 SF영화에 나온 외계인의 모습은 ET류의 천진함, 에일리언 등의 괴물,
인디펜던스데이 등의 침입자 등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은데
남아공에서 날아온 이 영화는 그간의 그 공식을 깨뜨린다.

외계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도록 인도한다.
외계인의 자리에 유색인종, 이주노동자, 철거민, 성적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그 어느 대상을 대입하더라도 바로 우리의 현실로 드러난다.

더구나 남아공(이 배경의 의미심장함!!)의 흑인들이, 백인들에 의해 차별당하던 그들이
외계인(곧, 자신들보다 열등한 계급의 존재)들을 '프런prawn(새우, 영화속에선 쓰레기통을 뒤지는 거지로 표현)'
이라 부르며 그리 배척하고 차별하는 모습은 우리 안의 추악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20세기동안 유리(流離)하던 유태인들이 팔레스틴을 점령하고 그 땅의 주인들을 배척하고 학살하는 모습이나
유색인종으로 차별받던 경험을 가진 우리가 우리 땅에 온 이주노동자들을 이용하면서 차별하는 모습은
인간 본성에 대한 슬픈 생각에 확신을 더해준다. 게다가 우린 도시화의 과정에서 수십년간
쫓겨나가고 있는 철거민들을 우리 안의 외계인으로 취급해오지 않았던가.

주인공 비커스가 아직 외계인화 되어가기 전 외계인들에게 '이주동의서'를 받아내는 모습은
철거용역이 세입자들을 대하는 모습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손을 댔으니 서명한거나 마찬가지야."
"놈들은 소유 개념이 없어. 그러니까 우리 땅이라고 얘기한 다음 여기에서 나가라고 하면 돼."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성서의 구절.
"너희는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사람을 구박하거나 학대하지 말아라. 너희도 에집트 땅에서 몸붙여 살지 않았느냐?"
(공동번역, 출애굽기 22장 20절)

* 아, 무거운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영화 자체로서도 매우 재미있다. 독특한 스타일은 매우 효과적이고
  영화 후반부의 액션(!?) 장면도 훌륭하다. 그리고 외계인이 된 주인공 비커스가 아내의 집 문 앞에 놓아둘
  작은 선물을 만드는 마지막 장면은 매우 애틋하다(쓰레기로 꽃을!!). 놓치면 아까울 영화.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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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구하려 했는데 워낙 나온지도 오래되고, 많이 팔린 앨범도 아니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미개봉 카세트테이프를 파는곳이 있어서
그걸 사서 mp3플레이어에 Line - In 연결해서 파일 추출했다.
음질이야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음악은 참 좋다.
슬픔과 위로와 안식이 공존하는 앨범. 한 번 들어보시길..

특히 2번 트랙, '넌 아름다워'. 절창(絶唱)이다. 가창력 어쩌고가 아니고 음악 자체의 힘이.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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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2009. 10. 19. 23:53
우리나라 주류 개신교에서는 술/담배를 악마의 기호품이라 여기는 것 같지만,
술과 지옥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만약 있다면 먹보요 술꾼으로 불리웠던 예수도 지옥에 있으리..
게다가 이슬람은 커피문화, 기독교는 포도주문화라 하지 않던가.

* 개인적으로 대마초보다 더 Hard Drug인 담배는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내가 지금 맥주 한 잔 했다고 이러는 건 절대 아니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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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생각들 2009. 10. 19. 09:33
지난 주말, 결혼식장에 가는 차 안에서 은성이와 나눈 대화.

"아빠, 엄마가 나를 낳기 전에는 난 어디에 있었어?"
"글쎄.. 어디에 있었을까? 엄마가 은성이를 낳을때 처음 생긴거 아냐?
 그 전에도 어디엔가 있었을것 같아?"
"응"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방식의 세계관이라면 당연히 
그 전엔 넌 '어디에도' 없었다고 하겠지만 은성이에게 그렇게 대답할 순 없었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이 세상의 삶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내게 있으니.

아무튼 세인이나 은성이가 가끔씩 툭툭 던지는 질문이 날 고민하게 한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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