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ug(한국 팜 사용자 모임-Korea Palm User Group)
PDA를 쓰게 되면서 알게 된 사이트이지만 지금은
기기와 무관하게 가장 자주 찾는 사이트중 하나가 되었다.
팜 사용자 모임이지만 그것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 냄새 나는 요즘 보기드문 사이트. 너무 번잡하지 않은
텍스트 위주의 간결한 구성도 참 좋다.
요즘 WBC 경기로 들썩인다.
물론 나도 야구경기를 좋아한다. 거의 유일하게 보는 스포츠.
(축구는 국가대표 게임도 안본지 몇 년 되었고)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참 여러가지 변수가 있고
인생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축구와 다르게
약팀이 강팀을 이길수도 있는 경기라는 것 또한 매력이다.
하지만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떠나 지금 우리 사회의 열기는
뒷맛이 별로 개운치 않다. 9시뉴스에서 20~30분씩 야구 얘기만 하는게
정상은 아닌 듯 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아무래도 전두환정권의 3S 정책처럼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우리가 WBC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혹 더 나아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그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월드컵 결승에 밥먹듯 올라가는 브라질 민중의 삶이, 아마존 원주민의 삶이
축구성적과 관계 없듯, 우리 야구 대표팀이 일본 대표팀을 매번 이기더라도
그게 우리 민중의 삶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과거 맑스가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 했던 것 처럼, 지금은 스포츠가 그런 역할을 하는건 아닌지.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 딱히 드러내놓고 즐기기에는 조금 민망한 즐거움, 혹은 취미 정도 되는 말.
80년대 ~ 90년대 초 한창이던 록/메탈 음악들도 지금 와서 보면 그런 취급을 받는 것 같다.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촌스럽고 시대착오적인 복장들이며 극단적인 음악스타일. 젊은 혈기로
밤을 새워가며, 혹은 수업시간에 몰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던 청년들은 이제 더 이상 그런 음악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나도 한때 메탈을 들었었지..' 할 뿐.
하긴 끝없이 더 강하고, 더 빠르고, 더 극단적인 것을 추구하던 음악들은 이제 간 곳이 없고
간혹 남아있는 록밴드들도 껍데기만 남아 지리멸렬 하고있다. 그 자리를 이젠 역시 껍데기만 흉내내는
힙합, 소울, R & B 등 검은 음악들이 차지하고 있고.
그러다 얼마 전 국카스텐에 이어 49 몰핀스(49 Morphines)라는 밴드의 첫 정식앨범
"Partial Eclipse"를 알게되었다.('스크리모' 라는 장르를 한다는데, 무슨 음악 장르를
그리 자세히도 나누는지 모르겠다. 그저 록/메탈이라고 하면 될 것을..)
아무튼 이들 음반을 들으며 아직 우리나라 록/메탈의 명맥이 끊기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국카스텐과 더불어 역시 오래오래 음악 해주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