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86건

  1. 2013.10.31 별의 계승자
  2. 2013.10.01 꼴통들과 뚜껑 안 열리고 토론하는 법
  3. 2013.07.05 그리스 인생 학교
  4. 2013.06.25 이윤기가 건너는 강
  5. 2013.06.25 조선의 도인들
  6. 2013.06.16 동경대전 1
  7. 2012.10.08 H2
  8. 2012.08.20 사랑법 2
  9. 2012.07.20 중용 인간의 맛
  10. 2012.07.16 기생수

별의 계승자

冊 이야기 2013. 10. 31. 12:20

가까운 미래(그래봐야 2038년. 소설이 출간된 1977년에선 반세기가 지난 후지만 지금 시점에선 15년 후). 달에서 우주복을 입은 인간의 유해가 발견된다. 조사결과 그의 사망시기는 5만년 전. 현생 인류가 석시시대에 머물고 있을 그 당시 발전된 문명을 이루고 달 탐험에 나섰던 또 다른 인류가 있었다는 결론.

 

'하드 SF'라 불리우는 이 소설은 또한 어느 추리소설보다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우리나라 독서시장이 편중되어서 그런가 뒤늦게 소개된 이 걸작이 얼마 되지 않아 절판되고, 후속작도 번역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

 

어린 시절, 시골 마당에서 올려다 본 하늘은 달도 지금보다 더 밝았고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쏟아질 듯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신비로운 광경에 압도당했던 그 시절 그 느낌이 떠오른다. 물질적으론 풍요롭지만 그런 경이로운 체험을 하지 못하고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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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라'식 비난

 

한번 뒤집어쓴 오물을 말끔히 씻어내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란 논리적인 이유만으로도 매우 어렵다. 초기 기독교도들은 어린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기독교도들도 유대인들에게 똑같은 험담을 해댔다. 아이를 먹지 '않았다'는 것, 성체훼손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한단 말인가?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 할수록, 그 일은 사람들의 입에 더 자주 오르내린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은 거기엔 아마도 뭔가가 있을 거라고 말하기에 이른다.

 

꼴통들과 뚜껑 안 열리고 토론하는 법 中

 

 

유사 이래 이런 '똥물튀기기'식 행태에 스러져간 인물이 얼마나 많았나.. 아무리 씻어도 냄새가 남는다.

이 비열하지만 효율적인 낙인찍기는 계속 반복된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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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함은 훈련과 습관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의 결과다. 그래서 탁월함은 하나의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거절과 냉담, 비판에 더 이상 마음을 상하지 않는다면 디오게네스 같은 평화를 누릴 수 있다."

 

"1.너 자신을 알라. 2.중용을 지켜라. 3.집착은 불행을 가져온다." - 델포이 신전 기둥의 금언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카잔차키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원하면서 가지고 있는 것을 낭비하지 마라. 지금 가진 것도 전에는 원하던 것이었음을 잊지 마라." - 에피쿠로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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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번역의 성과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많긴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윤기의 산문은 쉽고 재미있고 통찰도 있다.

이 양반, 타고난 체질은 강건했던 것 같은데 그 좋아하는 술을 좀 절제했더라면, 그래서 좀 더 오래 살면서 글을 썼더라면 좋았을 것을..

 

"요즘 아이들 예전 같지 않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원래 아이들은 예전 같지 않은거다. 예전 하던대로 하면 그건 어른인거고.."

 

'요즘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서 와닿은 문구. 어느새 내가 이런 입장이 되었구나 싶어 입맛이 쓰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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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도인들

冊 이야기 2013. 6. 25. 12:05

동학의 교조 수운과 해월, 그리고 남학, 증산도, 원불교의 교조들을 다룬 드문 책. 그러나 그 내용이 너무 빈약해서 별 도움은 되지 않은 책. 수운과 해월에 대해서는 더 천천히, 깊이 알아 볼 필요가 있겠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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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전 1

冊 이야기 2013. 6. 16. 20:13

내가 태어나 자란 가정 환경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아무런 배경도 없는 상태에서 성인이 되어 스스로 종교/사상적 입지를 정해야 할 상황이었다면 난 동학의 정신적 성취에 기댔을지도 모를 일. 이 땅에 수운-해월로 이어지는 사상의 맥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나저나 도올 선생님, 2, 3권은 왜 안내시는지.. 1권 나온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 사이 이 땅의 정치상황은 2002 대선-2004 총선의 흐름과는 정 반대의 반동상태로 흐르고 있네요..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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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冊 이야기 2012. 10. 8. 12:13

슬램덩크와 쌍벽을 이루는 걸작이라는 소문에 찾아 읽은 만화. 농구가 핵심인 슬램덩크에 비해 H2는 야구를 소재로 한 주인공들의 성장만화에 가깝다. 간혹 보이는 일본색(신사神社 같은) 등 거슬리는 면이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참 좋다.

 

명백히 히로가 주인공이고 그의 성장과 감정을 따라가게 되지만 친구이자 적인 히데오도 멋진 캐릭터. 그리고 조연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모두 사연이 있고, 악역 캐릭터들도 나름대로 공감하게 하는 작가의 능력은 훌륭하다.

 

* 이 만화를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사연을 모르고 들을 때도 좋았지만 만화를 보고 나서 들으니 더 좋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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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법

冊 이야기 2012. 8. 20. 09:10

사랑법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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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인간의 맛

冊 이야기 2012. 7. 20. 22:22

 

도라는 것은 잠시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도가 만약 떠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중략)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있음을 삼가는[愼獨] 것이다. - P.86

 

하나님을 믿는 것보다 도를 실천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중략) 따라서 도는 믿는 것이 아니라 닦는 것이다. 도를 닦는다는 것은 곧 몸을 닦는 것이다. 수도(修道)는 곧 수신(修身)이다. 수신이란 곧 내 몸속에서 하나님을 배양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닦는 것이다. - P.90

 

 

군자가 길을 따라 가다가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있는데, 나는 중도에 그만두는 그런 짓은 할 수 없노라. 군자는 중용을 실천함을 의지삼아, 세상에 은둔하여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아니 한다 할지라도 후회함이 없나니, 이는 오직 성자만이 능할 뿐이로다. - P.163

 

결국 튀는 짓을 하지 않고, 꾸준히 쉼이 없이, 도중에 그만두는 일 없이 도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결국 남이 알아주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남이 알아달라는 호소 때문에 선업을 포기할 수도 있게 된다. - P.165

 

 

(요즘 겪고있는 일과 겹쳐 마음에 들어온 문장들. 성자는 아니라도 신독愼獨의 자세로 수신修身을 위해 나아가야 하리.)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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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冊 이야기 2012. 7. 16. 12:04

꽤 오래전 읽었던 책인데 다시 한 번 읽었다. 또 새롭더라. 지구, 그리고 그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들의 입장에서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저 기생수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서늘한 통찰을 주는 책이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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