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에게 가는 길

24명 중 익히 들어온 분들도 있고 잘 모르는 분들도 있지만, 그 한사람 한사람의 삶의 여정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책 가운데 가장 가슴아픈 한 문장. "나는 태일이 이름 부르면서 아직까지 한 번도 울어보지 못했어요."(p.281)
어머니, 이젠 평안하시죠?

* 기독교사상이 있어서, 그나마 이 땅에서 그리스도교가, 그리스도교인들이 얼굴 들고 산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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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개

冊 이야기 2011. 10. 12. 12:18
누런개

어릴적 누런 갱지에 인쇄되어 있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중 끼어있어 읽었던 심농의 책. 그땐 '황색의 개'인가 하는 제목의 동화책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셜록 홈즈 시리즈와는 또 다른 느낌이 인상적이었는데 매그레 시리즈가 새로 출판되었다기에 구해 읽음. 예전엔 꽤 장편이라고 느꼈었는데 생각보다 분량은 적다. 그리고 동화로 각색하기엔 건조하고 남성적인 소설, 어른이 되어 읽으니 더 좋다.

* 밤늦게 책을 읽다 그대로 옆에 밀어두고 잠드는 것. 좋다. 인생의 몇 가지 낙 중 하나^^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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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명성은 익히 들어왔으니 뒤늦게 읽음. 표제작이라 할만한 "공룡 둘리" 외의 수록 작품들도 버릴 것이 없다.
특히 "솔잎"은 '신앙(의 이름으로 행해져 온 숱한 야만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아프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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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가지 바라봄

 

나는 나이 들어 가는 본성이다.

나의 들어 감에서 달아날 방법이란 없다.

 

나는 병든 몸을 가져야 하는 본성이다.

병들어 가는 몸에서 탈출할 방법이란 없다.

 

나는 죽어 가는 본성이다.

죽음을 피해 가는 길이란 없다.

 

모든 것은 나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닿아 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 변화하는 본성이다.

그들로부터 분리되어 가는 것을 피할 길은 없다.

 

나는 나의 몸과 말, 마음이 행한 것의 결과로 이어진다.

나의 행동은 곧, 나의 연속이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나이 드는 존재임을 안다.

숨을 내쉬며, 나는 나이 들어감에서

달아날 수 없음을 안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병드는 존재임을 안다.

숨을 내쉬며, 나는 병듦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안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죽는 존재임을 안다.

숨을 내쉬며, 나는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안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언젠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와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함을 안다.

숨을 내쉬며, 그들을 함께 데려갈 방법이란 없다.

 

숨을 들이쉬며, 나의 행동, 생각, 의도해 온 일 외에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없음을 안다.

숨을 내쉬며, 오직 나의 행동만이 나와 함께 간다.


- 틱낫한, 우리가 머무는 세상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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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좌파 : 세 번째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지만 이제 이런 책은 유행을 한참 지난 취급을 받는다.
흔한 자기계발서나 시간죽이기용 소설만큼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사람들이 그러는 만큼 자기 자신들도 기껏 성공(!)해야 시장에서 나름대로 팔리는 상품이 되거나
그도 아니면 소모품이 되어 더 젊고 똑똑한(그리고 가격까지 더 싼) 소모품들에게 밀려날 뿐이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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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살아있으니까

박완서, 이현주, 윤구병, 정호승, 최일도, 홍순명, 김용택, 장영희 등 많은 훌륭한 분들의 글을 모은 책.
가벼운 위로가 컨셉이었는지 지은이들의 이름값에 비해 좀 아쉽다.

그중 인상적인 '12월의 기도'란 글에 나온 인용문 둘.

큰 일을 이루기 위해 힘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겸손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습니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건강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라고 병을 주셨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어 부유함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지혜로워지라고 가난을 주셨습니다.
(미국 남북전쟁에서 전사한 어느 군인의 주머니에 들어있던 기도)

네가 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것을 포기할 수 있는 평화를 배우거라.
네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끝까지 그것을 해낼 용기를 가지거라.
그리고 언제나 이것을 구별할 수 있도록 지혜롭거라.
(미국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의 기도 편역)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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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전집 2 - 산문
시론詩論들이 이어지는 3부 이후는 솔직히 잘 읽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앞의 200여 페이지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이미 50년 정도 지난 글들이지만 그의 산문은 아직도 살아있다. 아직도 우리 현실에 발언권을 갖는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 50~60년대 자유주의자 만큼의 성취도 이루지 못한 앙상한 모습이 21세기 G20 의장국의 현실이다.
지성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유란 생명과 더불어'(155쪽)라는 글은 지금 이 시대에 지식인 행세를 하지만 실상 알량한 몇줄의 지식을 팔아 제 한 몸의 영달을 꾀하는 지식장사꾼에 지나지 않는 교수/전문가 집단에게 그대로 읽어주고 싶은 명문名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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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아리랑 - 꽃다발도 무덤도 없는 혁명가들

쉬이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이런게 진짜 책이다. 흔한 자기개발서나 재테크(이 천박한 조어!) 관련 서물들만 쌓여있다면 그건 책방이라 할 수도 없다.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의 추천글.

우리 현대사의 최대 비극은 식민지〓노예사회로 떨어졌다가, 해방후 나라 세우기 과정에서 민족 최량(最良)의 인재들이 소외를 강요당하고, 끝내는 패퇴하거나 처참한 희생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이후 남북 양쪽의 역사가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는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또다시 한반도는 전쟁이 운위되는 실로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그 결과는 남북 모두의 공멸뿐인데도 지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탐욕과 어리석음이다. 이것은 결국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편견 없이 역사를 배우려는 겸허한 자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투적인 이데올로기적 인식틀을 떨쳐버리고, 뛰어나게 양심적인 인간들이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대목에서 끝내 좌절하고, 역사의 제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인 경로와 그 의미를 정당하게 음미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성숙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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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화제가 되었던 출간 당시 읽지 않고 미루었다 지금 읽음. 역시 도올선생의 책은 술술 잘 읽히는 장점이 있다.
상식적인 내용에 대해 핏대세우고 분란을 일으키고 이단, 삼단으로 몰아가는 이 사회의 답답함은 어찌해야할지..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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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눈물은 왜 짠가'보다 조금 덤덤해진 느낌. 하지만 따뜻함과 슬픔과 깊이는 여전하다.
그사이 가난한 시인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시인은 나이가 더 들었다. 여전히 세상은 시인에게 잔인하다.

* 검색해보니 올 3월 '문단의 쾌거'라는 찬사(?)를 들으며 동갑내기 제자와 결혼을 했더라.
  하객중엔 결혼하는 것이 실수라고 한 사람도 있었다고..ㅋ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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