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운전기사가 버스를 몰고 있을 때, 그 버스에 치어 죽은 사람의 장례나 치러주고
기도나 하는게 그리스도인의 본분은 아니라며 그 운전기사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던 본회퍼.
나치정권 하에서 히틀러의 야욕을 하느님의 뜻이라며 정권에 야합했던 대부분의 독일교회와 달리
'고백교회'라 불리웠던 소수의 양심들이 있었다. 비록 본회퍼는 히틀러 암살시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그 자신이 먼저 처형되고 말았지만, 역사가 진행되면서 누가 옳은 길에 서 있었던가 하는 것은 자명해졌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도 그 당시와 비슷하다.
대부분의 교회(라기 보다는 크고 작은 기업체들에 지나지 않지만)들은 장로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맘몬神을 섬긴다. 그 길에 벗어나 올바른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은 매우 적다.
하지만 역사는, 누가 옳은 길에 서 있었는지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 가거라. 멸망에 이르는 문은 크고 또 그 길이 넓어서 그리로 가는 사람이 많지만
 생명에 이르는 문은 좁고 또 그 길이 험해서 그리로 찾아 드는 사람이 적다."
(공동번역 마태오 7장 13~14절)

다음은 冊의 내용 중 일부,

P.157  "…종교적인 행위가 그 사람을 그리스도인으로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고통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새로운 종교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삶에로 부르신다."

P.117  "그들이 공산주의자들을 체포해 갔을 때, 나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체포해 갔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항의할 사람은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았다."
- 마르틴 니묄러 "그들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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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공(墨攻)

冊 이야기 2009. 9. 4. 16:46
묵자(墨子)의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나간 영화인 묵공, 그리고 그 원작 만화에까지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절판된 원작만화[총 11권, 모리 히데키(森秀樹) 원작]를 어렵게 구해 읽게 되었다.
이로써 거실 서가에 꽂혀 있는 붓다(일본만화의 거장 데스카 오사무-철완 아톰의 창작자-의 책, 총 8권)와 더불어
두 작품의 만화를 소장. 둘 다 일본작가의 작품이다.

만화는 작품 자체로서도 재미있다. 그리고 예수보다 앞서 나타난 사상가이자 활동가,
예수의 사상에 체 게바라의 실천력까지 갖춘 묵가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혁리(革離)의 이상향이 '倭'였다는 뜬금없는 결말은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 아마도 한국어판 출판사의 오기였겠지만, 묵자의 겸애(兼愛) 사상을 자꾸만 경애라고 해서 거슬렸다.
* 이 시대에 묵가사상가들이 살아 온다면 그들은 그저 반전구호를 외치는데 그치지 않고
  미군이 부당히 침공한 이라크에, 아프가니스탄에 무기를 들고 직접 도우러 갔을 것이다.
  점점 행동이 사라지는 시대, 그저 두뇌속에서 시뮬레이션만 하게 되는 내 모습이 슬프다.

그리고 영화 묵공, 작은 키에 빡빡머리 혁리를 샤프한 유덕화가 연기한다는데 제작단계에서부터
우려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오히려 만화 전반부의 또 다른 주인공
항엄중(안성기)이 영화에서는 너무 평면적으로 그려진 것이 더 아쉬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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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冊 이야기 2009. 8. 26. 12:16
사람이 나이 들어 가장 허망해질 땐, 하나도 이룬 게 없을 때가 아니라 이룬다고 이룬 것들이 자신이 원했던 게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다.

나이 들어 가장 비참할 땐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을 때가 아니라 그때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했단 걸 깨달았을 때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 中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자칭 '야매'상담사 김어준의 글들.
웃으면서, 심히 공감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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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절판된, 4~5세기의 이집트 사막에서 일생을 걸고 수덕(修德)생활을 하며
하느님을 향한 올곧은 길을 걸어간 수도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노인이 말하곤 했다.
"네게 떠오르는 모든 생각들에게 '너는 우리에게 속한 것이냐, 악마에게 속한 것이냐?'를 물으라.
그러면 그것은 실토할 것이다." (136 페이지)

한 노인이 말했다.
"네 마음에게 네가 하려고 하는 일이 하나님을 따르는 것이냐고 묻기 전에는 어떤 일도 하지 말아라." (137 페이지)

 - '무명으로 된 금언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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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墨子)

冊 이야기 2009. 7. 24. 15:05
신영복 교수님의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을 읽고나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예수와 묵자'를 읽고 있다.
그동안 유가(논어, 중용)와 도가(도덕경, 장자)에 비해 잘 모르고 있던 묵가(墨家)사상에 대해
알아볼수록 예수의 사상과 비슷한 것에 놀라게 된다.

愛人若愛其身(묵자 겸애(兼愛)편)

28  율법학자 한 사람이 와서 그들이 토론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예수께서 대답을 잘 하시는 것을 보고 "모든 계명 중에 어느 것이 첫째 가는 계명입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첫째 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느님은 유일한 주님이시다.
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31  또 둘째 가는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마가복음 12장, 공동번역개정판)



* 근데 제목을 '묵자와 예수'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묵자가 한참 선배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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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도 위인전도 알려 주지 않는' 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알버트 아인슈타인, 버트란트 러셀, 사르트르, 오스카 와일드, 피카소, 존 레넌, 빅토르 위고,
로저 워터스(핑크 플로이드), 오펜하이머, 게다가 현대 신학의 거장 폴 틸리히까지..
이 책엔 우리가 아는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꾼 사회주의자들이었음을 밝혀준다.

그리고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들이 얼마나 엉터리, 반쪽짜리였는지 잘 보여준다.
'헬렌 켈러'의 경우, 그가 3중의 장애를 극복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 장애를 극복하고 나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무슨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어떤 가치를 추구했는지는 몽땅 제거해 버린 미완성의 위인전.

* 역시 '불온서적' 답게 표지부터 붉다. 별도 있고..
** 시험 감독하며 오늘 하루만에 읽은 책. 술술 읽혀 더 좋다.
*** 근데 왜 이 책에 묵자(墨子), 예수는 안나왔을까? 그야말로 사회주의의 비조(鼻祖)라 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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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Rumi) 잠언

冊 이야기 2009. 6. 18. 09:48
한번 지독하게 쓴맛을 보면 다음에는 모든 맛이 달콤하다.
북극점에 서면 눈길 닿는 데마다 남쪽이다.
(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 이현주의 루미 잠언 읽기 中 )
이슬람 수피의 지혜글. 거기에 이현주 목사님의 해설.
작지만 무거운 책이다.

* 몇 년 전 이현주 목사의 칼럼('부시와 빈 라덴은 한편이다'라는 요지)과
  그에 대한 김규항의 반박('얼치기 도사들')으로 인해 소란이 있었다.
  지켜보면서 '양쪽 다 맞는데..' 하며 불편했었다.
  어쨌든 분명한 건 현실 못지 않게 영성(靈性)도 중요하다는 것, 둘은 별개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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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冊)

冊 이야기 2009. 6. 16. 11:06
도서번호 도서명-저자

수량

가격

  00663008 한국 현대사 산책 1940년대편 1;8.15해방에서 6.25 전야까지 1 3000원
  00661503 주역강해 제1권 1 5000원
  00522046 불트만의 실존론적 신학 1 2000원
  00664740 글쓰기,이 좋은 공부(슬기의샘어린이문고 1) 1 1500원
  00589427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이현주의 루미 잠언 읽기 1 3000원
  00665087 대지와 바람;동양 신학의 조형을 위한 해석학적 시도 1 2500원
  00664815 믿나이다;현대인을 위한 사도신경 해설 1 3500원
  00660540 신약성서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1 3000원

오늘 아침 주문한 중고책들.
거기다 어제 주문한 대한민국사 1~4권, 지난주에 주문한 고르디우스의 매듭까지.

그동안 책읽기에 조금 소홀했었는데 이제 다시 열심히 읽어봐야지.
우선 집에 있는 모든 책들을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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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aladdin.co.kr/culture/2803933

그동안 소소한 이벤트 한 번 당첨된 적 없었던지라
이번에도 가고는 싶지만 별 기대없이 신청했었는데 오늘 초대문자가 왔다. 
http://blog.aladdin.co.kr/culture/2844716

5/19 화요일 저녁 7시 30분.
퇴근하고 가기에 무척 빠듯하지만 그래도 기대된다.
주말동안 마가복음과 예수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되새겨본 후 가야지..ㅎㅎ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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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지나친 자신감이 아닌가 했었다.
그 어떤 책보다 유명하지만, 정작 제대로 읽은 사람은 별로 없고
제대로 읽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오해받고 있는 그 악명높은 "자본(Das Kapital)"
(마치 성서의 운명과도 닮은꼴..ㅎ)

그 책을 원숭이도 이해하게 만들겠다니 이건 무슨 배짱인지,
- 학부시절 정치경제학 강의하던 강사님이 본인도 "자본"의 "서문"을 이해하는데 4년 걸렸다고,
  그러니 수업 내용이 이해가 잘 안되더라도 너무 절망하지 말라던 기억이 있는데..ㅋ -
하지만 국내 맑스 경제학의 태두라 할 김수행교수님(http://plaza.snu.ac.kr/~soohaeng/)의 
추천글을 보고 믿고 읽게 되었다.

놀랍도록 쉽게, 그러면서도 "자본"의 핵심과 21세기의 현실까지 아우르는 필자의 실력에
감탄하면서 단 이틀만에 읽을 수 있었다. 학부 1학년 1학기때 전공선택과목인
"정치경제학의 이해" 를 듣던 기억도 새록새록 되살아나면서..
출간된지 이미 한세기도 훨씬 넘은 고전이지만 아직 이 책의 자본주의 분석이 유효하다는 것에 감탄하며
- 맑스를 지난 1천년래 최고 천재라 하는게 그럴만하다 -
현재의 일그러진 자본주의, 정치권력을 넘어선 자본권력의 행태를 볼 때
자본주의도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자본주의에 몸담고 있는 처지에서 실감하기는 힘들지만, 자본주의가 절대적 체제가 아니며
오히려 태생적으로 결함을 갖고 있으며 끝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자본주의아래 살면서, 자본의 지배하에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일독해야 할 책.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401331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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