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녹색평론 100호를 맞아 발행인 김종철 선생이 쓴 서문을 모아 만든 책.
이 작은 책은 고전을 넘어 경전의 위치에 오를만하다.
빌려 읽다가 얼른 한 권 주문하게 만든 책. 곁에 두고 새겨 읽을 책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자세를 바르게하고 읽자.

* 이 나라의 척박한 현실에서 녹색평론이 100호를 넘어 나오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적이다.
  이시대의 진정한 지식인이요 광야에 외치는 소리인 김종철선생(그는 비록 종교를 갖고 있는 것 같진 않지만
  그 어느 종교인보다도 깨인 영성을 갖고 있다). 존경한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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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 전집

冊 이야기 2010. 2. 23. 20:44
어린시절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
괴도 뤼팽 시리즈가 나이들어서는 좀 심심하게 느껴지는 반면 셜록홈즈는 아직도 재미있다.
제국주의적인 시각이 좀 거슬리기도 하지만..
(근엄하신 분들에게는 골초에 마약도 하는 홈즈의 모습이 더 거슬리겠지?ㅎㅎ)

* 정가 75,000원짜리 8권 세트를 29,900원에 무료배송으로 판매하는 곳이 있어 얼른 구입.
  시간과 공간사에서 나온 이 전집의 번역이 황금가지에서 나온 것보다 낫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시간과 공간사는 무한리필 29만원 전씨집안의 시공사와는 전혀 관계 없는데, 이름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나보다.
   사람이든 회사든 이름을 잘 지어야지..ㅎ)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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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성靈性이 일상 속에서 영글지 못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부재'의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곧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나 계시다고 교리적으로 믿을지는 몰라도 실제의 삶 속에서는 마치 하나님이 없는 듯 살아가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일상의 영성은 하나님의 현존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일상의 문제들을 신앙과는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 "그리스도교 영성"(김진 著) 36쪽 중에서..


하느님을 으리으리한 성전에 유폐시켜 놓은 채 그와 그 '아들' 예수를 볼모로 '제물'을 챙기고, 일상 생활에선 그 하느님이 없는 듯 행동하는 '자칭' 기독교인들 틈에서 예수는 갈 곳을 잃는다. 수백억, 수천억을 들여 만든 '성전'에 들어가지 못한 채 그 문 밖에서 가난한 자들과 함께 울고 있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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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나온 책. 5년쯤 지나 읽으니 또 새로운 맛이 있다.
김훈은 여전히 김훈이며, 이하늘은 이제 예능 늦둥이이자 늙은 사자가 되어 브라군관을 누빈다.
강혜정은 책에 언급된 애인의 품을 떠나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었으며,
불쌍한 싸이는 군대를 한 번 더 다녀왔고(남자들에게 있어 최고의 악몽!!),
언제 발매될지 모르던 백현진의 솔로앨범은 이미 즐겨 듣고 있는 상태이다.

그나저나 끝에서 두 번째 인물. 저 양반은 왜 저기 들어있어서 또 짠하게 하나.
역시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처한 사람의 비극.


김훈 - 저기, 한 사내가 있다!
DJ DOC - 네 멋대로 놀아라
함민복 -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시인의 웃음
강혜정 - 이토록 사랑스러운 몬스터
김형태 - 짬뽕에게 경배하라
아라키 노부요시 - 아라키라는 사소설
백현진 - 재수 없는, 그러나 울고 싶은
승효상 - 빈집 짓는 건축가
신동엽 - 눈먼 도덕군자들 사이의 변태
신성순 - 레스토랑을 디자인하는 심미주의자
김윤진 - 할리우드를 향해 쏴라
이상일 - 자연을 디자인하는 남자
이우일 - 부드럽게 풍화된 '도날드 닭'
장동건 - 이탈리아에서 만난 장동건
양혜규 - 콧수염 단 품격 있는 '똘아이'
조성룡 - 어느 도시 산보객의 탐색과 성찰
주성치 - 우리 시대 최고의 희극지왕
주현 - 드라마는 없다
크라잉넛 - 인생은 브라로 간다
한대수 - I'm Still Alive
노무현 - 노무현과 3인의 패션피플들
싸이 - Welcome to PSY WORLD!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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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기독교에서 신앙이란 흔히 하느님에 대한 교리적 선언을 믿는것으로 정의된다.
그 내용이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수록 그걸 믿는 사람은 믿음이 좋다고 여겨지고.

하지만 원래 예수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하느님의 백성들이 하느님을 믿으며 걱정 없이 넉넉히 사는 것을 원했다.

26    공중의 새들을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거나 거두거나 곳간에 모아 들이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 먹여 주신다. 너희는 새보다 훨씬 귀하지 않느냐?
27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목숨을 한 시간인들 더 늘일 수 있겠느냐?
28    또 너희는 어찌하여 옷 걱정을 하느냐? 들꽃이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 보아라. 그것들은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29    그러나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꽃 한 송이만큼 화려하게 차려 입지 못하였다.
(마태복음 6장, 공동번역)

예수는 걱정, 근심하는 자들을 신앙이 적은 자들이라 하신다.

* 한국기독교연구소, [기독교의 심장] P.56 참고
   http://historicaljesus.co.kr/xe/24961#1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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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찬미에서 고래사냥, 교실이데아까지.
대중가요를 통해 바라본 우리 시대 이야기

- 이영미

재미있게 읽었다. 나온지 좀 된 책이라 최근 10년의 음악은 언급되지 않아 아쉽지만..
(하긴 뭐 최근의 대중음악은 별 얘기할 건덕지가 없긴 하다.)

그나저나 '평론가'라는 직업은 참 흥미롭다.
생산하지 않으며 생산에 '기생'한다거나
혹은 스스로 창작하고자 하였으나 그런 재능을 갖지 못한 부류로 치부되는 시선도 있듯이..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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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冊 이야기 2009. 11. 3. 15:32
化粧.
혹은 火葬.
花葬이라 해도 될 것 같고..

김훈의 글을 읽다보면, 젊은 시절 영민했으나
이미 오래전에 세상의 벽에 무릎꿇어버린 중년같은 냄새가 난다.
일상의 처연함, 비굴함. 그리고 
오후 햇살에 퇴색해버린 오래된 서가의 낡은 책 표지같은 느낌.


그래도 글은 참 잘 쓴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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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冊 이야기 2009. 11. 3. 08:49
소설은 거의 몇 년 만에 읽었다. 회사 자료실에서 눈에 띄어서.
다루고 있는 주제-고대사-에 대해서 잘 모르니 그 사실여부는 차치하고,
그저 '소설'로 볼 때 쉽게 읽히는 '장점'은 있다. 전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보다는 낫다.
(그 이후로 김진명의 소설은 처음 읽는다.)

한韓
시경詩經
단군세기檀君世紀
왕부王符 잠부론潛夫論

역시 진실은 저 너머에..
the truth is out there...

* 사실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주류' 역사학계에 대한 감정은 비슷하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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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시천주(侍天主), 인내천(人乃天), 향아설위(向我設位)

아마 예수보다 먼저 수운, 해월을 만났더라면 그 가르침을 중심에 두었을 것 같다.
노자, 장자를 먼저 만났어도 마찬가지였을테고..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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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가르침 중 핵심인 산상수훈.
그 앞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공동번역, 마태복음 5장 3절)

하지만 누가복음에 나타난 병행구절은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공동번역, 누가복음 6장 20절 하반절)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아마도 누가복음의 구절이 원형原形에 더 가까울 것이라 생각된다.
로마 치하의 그리스도교 상황에서 정치적 핍박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정치성을 제거하고 영적인 차원으로
집중하기 위해 마태복음의 저런 표현('마음이'가 추가된)이 나왔으리.

알다시피 예수는 그저 산속에 틀어박힌 도인이 아니었다.
붓다와 마찬가지로 그는 민중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그 속에서 도를 깨친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저 기계적인 균형감각을 갖춘 공평무사한 캐릭터가 아니고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편파적인 애정을 갖고 있던 인물이었다.
결국 그로 인해 죽음에까지 이르렀고.

얼마전 읽은 저 책에도 나타나있듯, 구약시대부터 하느님은 가난한 사람의 권리에 특별히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선지자들, 예언자들은 그 관심을 실행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교회는 그런 역할은 이미 개에게나 줘 버린지 오래.

지금 우리 시대에 예수가 온다면 번호표를 뽑아 줄서 기다리며 십일조를 하는 대형교회의 '믿음 좋은' 사람들보다는
생존 터전에서 밀려나고 다치고 죽음에까지 이르고 있는 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으실 것이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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