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이 타고난 서정시인은 어쩌자고 이리도 가난하고, 어쩌자고 이리도 선한가.

그는 홀로 사는 자기 집엔 제비가 집을 짓지 않아 슬퍼하고, 산속에서 마주친 너구리에 놀라 돌을 던졌다가 그 너구리가 겨울잠 자는 내내 악몽을 꾸게 될까봐 미안해한다.

그 선한 시인이 생계때문에 형과 산속에서 개를 키울때, 개의 목을 매달아 놓았더니 새끼를 밴 다른 개가 매달린 개의 밑에서 받쳐주고 있었다는 대목(그리고 그 어미개를 쫓고 줄을 더 단단히 맬 수 밖에 없었던 형). 그리고 어려워진 집안 형편 때문에 어머니를 이모댁에 모셔다 드릴 때, 설렁탕집에서 자식에게 고깃국물 더 먹이려는 어머니의 행동에 '눈물은 왜 짠가' 중얼거리는 대목에서는 나도 눈물이 난다.

서른이 넘도록 늙으신 어머니 모실 방 얻을 돈 사백만원을 모으지 못해 자책하는 그의 모습은, 선하게 살아가는 이 땅의 시인이 겪어야 하는 고난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그는 얼마나 맑은 정신을 갖고 살고 있는지..

요즈음 읽은 책 중 가장 좋은 책. 이 좋은 책이 나온지 몇 년 되었다고 절반이나 깎인 가격(채 설렁탕 한 그릇 값도 되지 않는)에 팔리다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부디 이 책이 많이많이 팔려 저 가난한 시인이 인세를 많이 벌고, 그래서 그 효자-너 장가가는 것 보고 죽는게 소원이라는 늙은 어머니께, 어머니 돌아가실까봐 장가 안가는 내가 효자라고 눙치는-시인이 어머니 잘 모실 수 있기를..

* 이 책은 어제 대전 출장 오가는 길에 읽음. 운전을 하지 않고 이동하는 시간은 이리 풍요로울 수 있구나.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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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복잡하지 않다 - 골리앗 전사 이갑용의 노동운동 이야기

맞다. 길은 복잡하지 않다. 사람들의 생각이 복잡할 뿐..
이 책은, 스스로 옳다고 믿는 길로 올곧게 걸어온 사람의 당당함(과거의 실수에 대한 참회까지도)이 얼마나 멋진지 보여준다. 언제나 이런 부류의 사람이 소수라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철수와영희'라는 출판사 이름이 참 정겹고, 책 표지도 참 예쁘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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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에서..

생각들 2010. 5. 4. 15:15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넘도록 아직까지 뭐 하나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교전상황이 아닌 쉬고있다 이유도 모르고 희생된 '군내 의문사 피해자'들이 '영웅'이 되는 요상한 사태가 벌어지고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누군가 얘기했다지만 이미 충분히 이용되고 있는 이상한 상황..

현재 상황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건 아직까지 원인을 파악 못했다면 무능한것(오히려 이게 더 큰 문제), 원인을 알면서도 이러고 있다면 부도덕한것. 어느쪽이든 큰 문제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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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연기는 언제나처럼 좋고 차승원도 나름대로..(너무 평면적인 캐릭터라 아쉽지만.)
백성현은 아직 존재감이 부족하고 한지혜는 왜 나온건지..(꿈속에서 만나요..--;;)

뒷심이 부족해 아쉬운 영화. 황정민의 분량이 사라지고는 급격히 힘이 떨어진다.
마지막 30분이 좀 더 짜임새가 있었다면..

'님은 먼곳에' 볼때도 느낀거지만, 이준익감독 영화에서 여성은 참 수동적으로 그려진다. 개연성 없는 행동에..
그러고 보면 황산벌의 계백 부인(김선아)이 이준익감독 영화중 가장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인듯.

* 황정민의 연기는 좋다. 다른 배우들과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 구부정한 어깨에 찡그린 얼굴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대사 치는 맛은 그 역할에 그 아닌 다른 배우는 별로 생각나지 않으니.. 
  (그래도 아직 황정민 연기중 최고는 단연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

** 역시 영화는 개봉날 극장에서 봐야 제맛.ㅎ

*** 선조 역할로 깜짝 출연한 김창완아저씨 최고^^b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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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地獄

생각들 2010. 4. 27. 11:25
"최근에 지옥 간 대통령 두 명 있다"니..
난 당신이 가겠다고 할 그 '천국'보다는 저 '지옥'이 백배 낫겠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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