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

헐리우드 산업자본을 등에 업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게 조금 넌센스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진다. 과연 내가 느끼고 살아가는 이 세상은 진짜인가?


해커 앤더슨은 모피어스를 만나 '자유의지'로 빨간약을 선택함으로써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그는 비로소 네오(Neo), 그분(One)이 된다. 그런데 지금 여기엔 파란약을 먹고 거대한 체제 속의 배터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뇌속으로 전달되는 전기자극을 현실이라 느끼며..

* 서양에서 쓰여진 책이라 그런지 기독교, 과학, 철학 그리고 불교까지 언급되지만 정작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蝴蝶之夢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불교는 서양에서 유행하고 있지만 노장老莊은 아직인가?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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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생각들 2010. 6. 23. 22:10
세상 사는것이 팍팍하고 낙이 없다는건 이해하지만, 월드컵에 이리 휩쓸리는 모습들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월드컵에서 16강이 아니라 설사 우승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가 되는 것도 아니고, 마법처럼 이 땅의 모든 문제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술이 깨면, 혹은 자고나면 봄눈 녹듯 사라질 잠시의 기쁨 뒤엔 월드컵을 통해 한 몫 챙기려는 방송사의 탐욕과, 거기에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숟가락을 얹는 대기업의 추한 모습만 남을 뿐이다. 방송사들이 '월드컵 16강 진출 특집뉴스' 따위를 편성하는 사이 오늘도 숱하게 많은 문제들이 묻히고 있다. 그게 다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일들인데..

* 2002년부터 4년 주기로 반복되는 이 집단 최면, 돌림병의 우리사회에 대한 유일한 기여는 붉은색에 대한 컴플렉스를 날려버린 것이라고 할까? 4년에 한 번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빨갱이가 된다. 이거야말로 남조선의 적화통일 아닌가!!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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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의 삶과 문학

선생님의 글, 선생님에 대한 글을 읽을때면 늘 가슴 한편이 저려온다. 내가 이리 편하게 살아도 되나 돌아보게 된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나온 그분에 대한 이런저런 글 중 가장 그분의 모습을 잘 기린 글이라 생각되는 경향신문 칼럼.

[이대근 칼럼]권정생, 그의 반역은 끝났는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5231823251&code=990339&fid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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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그냥 지나쳐버릴 뻔한 영화. 요란스레 광고하는 대작 영화들 틈바구니에서 흥행이 어느정도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참 좋다. 신파조로 흐르는 장면들도 있지만 끝까지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젊은 감독의 솜씨가 좋고, 그의 필모그래피중 최고인 '게임의 법칙' 시절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박중훈도 훌륭하다.(물론 게임의 법칙 때는 싸움을 무지 잘 하는 깡패였지만 이 영화에선 입만 살아있는 깡패. 해운대의 박사 역할은 영 안맞는 옷을 입은 것 같더만 이런 동네 3류 깡패 역할은 아주 잘 맞는 옷 같다. 극중에서 항상 입고 나오는 츄리닝처럼)

그리고 이 영화, 대놓고 사회파(?) 감독인 양 행세하는 감독들 영화보다 낫다. 극중 3류 건달 동철의 입을 빌린 감독의 목소리.(취업에 목숨걸고 있는 옆방 여자 세진에게)
"착한건지 순진한건지 우리나라 백수들은 그게 다 지탓인줄 알고있어요 다 정부가 잘못해서 그래.. 당당하게 살아... 힘내 ㅆㅂ"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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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冊 이야기 2010. 6. 18. 13:50
대화 - 90대 80대 70대 60대 4인의 메시지

피천득과 김재순, 법정스님과 최인호의 대담을 모아 만든 책.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으면서도 내용도 좋다.
일상을 떠나 물소리, 새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읽어 더 좋았던 듯.
2004년에 나온 책인데, 벌써 저 분들 중 세상을 떠난 분들이 있어 아쉽다.

* 네 사람의 대담이지만 모두 같은 수준의 정신적 성취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많이 처지는 인물도 있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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