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생각들 2011. 8. 9. 20:18
미국의 무책임함으로 촉발된 위기가 한국을 강타하면서 주가가 정신없이 떨어지고 있다.(아시아 국가중에서도 유독 한국이 정도가 심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집권하면 이듬해 주가지수 3천, 임기내에는 5천까지 갈거라 호언했던 후보시절의 발언까지 찾아내어 그를 비난하기 바쁘고 섣부른 기대로(그리고 그만큼의 욕망으로) 혹은 대출받아, 혹은 퇴직금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개미들은 아우성을 친다.

하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생산력이 높고 소비수준이 높아진 지금 역으로 살 집 마련하는 것과 먹고사는 문제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비정한 본래 모습. 내재적 모순으로 인해 공황이라는 낭떠러지가 기다리는 곳으로 흘러가는게 그토록 좋아하는 시장만능주의의 필연적 결말이란 말이다.

그리고 불황이 아니더라도 주식시장이란 투전판이다. 내가 돈을 벌려면 그만큼 잃는 사람이 있게 마련. 내가 공돈 벌어 집을 늘여가고 비싼 차를 탈 수 있는걸 축복이라 여길때 어딘가에선 그만큼의 돈을 잃은 사람이 길거리로, 한강으로 내몰린다. 직접 피해자의 얼굴을 보며 돈을 빼앗는 것은 아니지만 주식시장에 뛰어든 모두는 잠재적 공범이다. 물론 피해자가 되어 버릴 공산이 훨씬 크다만..(불을 보면 제가 타죽을줄 모르고 뛰어드는 불나방을 사람이 비웃을 수 있을까?)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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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녀석이 죽은 후 남은 하나. 이 녀석은 겁나게 빠르다. 사진 찍기도 힘들고..ㅋ
(넌 좀 오래 살아라. 아이들이 좀 더 담담히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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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사는이야기 2011. 7. 28. 12:16

옥수수는 역시, 밭에서 따서 삶아 먹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적을수록 맛있다.
한나절 이내에 먹어야 맛있다는게 할아버지의 지론. 길거리에서 파는 2천원에 세개 하는 옥수수랑은
차원이 다른 맛이다.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신 와중에도 손주들 먹이겠다고 빗속에서 옥수수 따신 할아버지.
녀석들 커서 기억이나 할까?)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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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살아있으니까

박완서, 이현주, 윤구병, 정호승, 최일도, 홍순명, 김용택, 장영희 등 많은 훌륭한 분들의 글을 모은 책.
가벼운 위로가 컨셉이었는지 지은이들의 이름값에 비해 좀 아쉽다.

그중 인상적인 '12월의 기도'란 글에 나온 인용문 둘.

큰 일을 이루기 위해 힘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겸손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습니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건강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라고 병을 주셨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어 부유함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지혜로워지라고 가난을 주셨습니다.
(미국 남북전쟁에서 전사한 어느 군인의 주머니에 들어있던 기도)

네가 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것을 포기할 수 있는 평화를 배우거라.
네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끝까지 그것을 해낼 용기를 가지거라.
그리고 언제나 이것을 구별할 수 있도록 지혜롭거라.
(미국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의 기도 편역)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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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전집 2 - 산문
시론詩論들이 이어지는 3부 이후는 솔직히 잘 읽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앞의 200여 페이지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이미 50년 정도 지난 글들이지만 그의 산문은 아직도 살아있다. 아직도 우리 현실에 발언권을 갖는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 50~60년대 자유주의자 만큼의 성취도 이루지 못한 앙상한 모습이 21세기 G20 의장국의 현실이다.
지성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유란 생명과 더불어'(155쪽)라는 글은 지금 이 시대에 지식인 행세를 하지만 실상 알량한 몇줄의 지식을 팔아 제 한 몸의 영달을 꾀하는 지식장사꾼에 지나지 않는 교수/전문가 집단에게 그대로 읽어주고 싶은 명문名文이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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