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野球)

생각들 2009. 10. 12. 16:06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야구중계는 기회가 되면 본다. 애써 챙겨보지는 않아도.
흔히들 야구는 인생과 닮았다고 한다.
이번 두산 - SK의 플레이오프를 보면서도 여러가지로
마음먹은 대로 안되는 것이 참 사람 사는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더구나 여럿이 이래저래 참견하고(해설) 지시하고(감독) 하더라도
결국 경기(인생)를 풀어나가는 것은 선수(나 자신)라는 것,
그리고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서(의사결정) 다른 사람들의 도움과 조언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감독(본인) 책임이라는 것도.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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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PC에 모아두었던 자료들 중 일부를 실수로 삭제했다.
몇년간 모은 개인적인 자료들이 한순간 날아가버렸다.
원래 하위폴더 하나를 삭제하려던건데, 커서가 그 상위폴더에 가 있었나보다.
그것도 모르고 '용량이 커서 휴지통에 넣을 수 없으니 영구히 삭제하겠느냐'는 물음에
용량이 그리 크지 않을텐데? 하고 의아해 하면서도 별 생각없이 Yes를 눌렀다가
아차 싶어서 멈췄지만 이미 상당부분 날아가버린 상태.

날아간 자료들이야 뭐 다시 찾아보고 모으면 되겠지만
요즘 세상 사람들의 모습도 저렇지 않은가 해서 더 씁슬하다.
사람들이 그 사람의 내면적이고 본래적인 가치가 아니라 그의 지위, 재산 등에 의해
평가되는 사회.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삭제'당할 처지에 있는 사람들.
그런 사회의 모습을 '영구히' 삭제하고 새 하늘과 새 땅을 보고 싶은데,
내 생전에 가능할까?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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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함의 무서움

생각들 2009. 9. 11. 11:39


90년대 초반 국민일보에서 연재했던 기사를 모아 만든 소책자.
엘비스와 비틀즈부터 레드제플린, 오지 오스본, 메탈리카, 머틀리 크루, 헬로윈 등 
록/메탈 음악신의 여러 가수/밴드들을 '사탄적'이라고 했던 이 책자는
당시 록음악의 명료함과 그 소음의 매력에 빠져들던 10대후반의 나에게 '잠시' 혼란을 주었으나
튼튼한 심장을 가진 난 금방 극복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 언급된 음악들을 찾아 들어보기도 했으니
일종의 음악 청취 안내서 역할을 했다고나 할까..ㅎㅎ

이 책자에 나타난 그들의 견해조차도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도 존중해야 하는데
이 사람들에게서는 그런걸 기대하기는 난망(難望)이겠지.

록밴드들의 위악적인 모습보다, 신(神)의 뜻을 오로지하려 하며 정작 신의 뜻을 가로막는
자신들의 소속집단이 더 이 사회에 해롭다는 것을 그들이 알 수 있는 날이 올까?
무지보다 더 무서운건 편협함이다. 신의 뜻을 빙자하여 그 얼마나 많은 살인과 전쟁이 있었던가.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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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이 어린 아이돌그룹의 멤버 하나가 몇년 전 쓴 글 하나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양이다.
요즘 나오는 그룹들/가수들 구별도 못할 정도로 이제 나이를 먹어버렸지만, 그리고 그런 그룹이 있는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그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번 사태는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정작 분노해야 할 대상에는 분노하지 못하고, 그냥 내버려둬도 될 대상에는 분노하는가.
재벌의 기업사유화와 세습, 권력자의 국가사유화, 종교지도자의 반종교적 행태,
그리고 입만 열면 애국을 떠벌리면서도 정작 제 자식들은 군대도 안보내는 인간들.
분노해야 할 대상들이 수두룩한데 그것에는 둔감해진 채 무슨무슨 연예인이 음주운전, 말실수 등 문제를 일으키면
그건 제 영역을 침범당한 맹수처럼 단호하게 나서는 사람들의 모습.

연예인은 공인(公人)이 아니다. 그저 공적 영역에서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직업인일 뿐. 잘못한 일이 있으면
딱 그만큼의 댓가를 치르면 된다. 그런 댓가마저 제대로 치르지 않고 대대로 호의호식하는 화상들이 얼마나 많은데..

* 나도 '대한민국'을 별로 안좋아한다. 뭐 맘에 드는 구석이 별로 없어서..
  그런 정도의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거 아닌가?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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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저 나뭇잎처럼, 떨어질 때가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에선가 말라버려 떨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한가닥 가는 거미줄에 걸려 땅에 뒹굴게 되는 처지는 면하기도 한다.
남보다 미리 떨어진다고 슬퍼할 것도, 그러다 거미줄에 걸렸다고 좋아할 것도 없다.
어차피 모든 나뭇잎은 각자의 때가 되면 떨어져 땅 위를 뒹굴다 흙으로 돌아가기 마련.



* 오늘 오후 창경궁을 거닐다 찍은 사진. 내 기억 속에 창경궁 보다는 '창경원'이 더 깊이 박혀있는 것을 보면
  나 역시 식민지배의 찌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세대인가보다. 하긴 한 번도 왕의 목을 베지 못한 나라, 그리고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채 세워진 이 나라에서 태어난 건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니..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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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外信)

생각들 2009. 8. 24. 14:09
언제나 느끼던 것이지만, 이번 국장기간에도 우리나라 언론들을 보면
참 외신 반응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걸 제 보도태도의 논거로 삼기도 하고.

아마도 그건 오랜 기간동안 외세에 시달려온 이 나라의 열등감, 눈치보는 태도가 반영된 것일 듯.
스스로 당당하고, 자부심 있는 사람은 남의 평가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공자께서도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라 하시지 않았던가.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 논어 학이(學而)편]

예수께서도 당대 최강의 제국이었던 로마의 평가에 대해 그리 신경쓰지 않으셨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나를 어떤 사람으로 여기는가 하는 것이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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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죽어도 큰 후회는 없는데(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더 해주지 못한 아쉬움은 조금 있지만..),
그러나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진 못하고 있으니 어쩐다.. 이놈의 한량기질.ㅎ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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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先生)

생각들 2009. 8. 19. 09:08
선생이라 불리웠던 유일한 제도정치인. 이후로도 아마 그렇게 불리울 정치인은 없으리.
비록 그에게 투표했던 적은 없지만, 그리고 임기중 그의 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그만한 정치인이 우리역사에 몇이나 있었을까..
고단했던 삶 뒤로하고 편히 쉬시길.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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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갠 후

생각들 2009. 8. 12. 17:16
만 하루가 넘도록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나서
언제 그랬냐는 듯 강한 햇살이 비치고 있다.

우리네 삶도, 아무리 먹구름이 끼고 비바람이 불어도
그 너머엔 밝게 빛나는 태양이 있다는 것, 그것이 진리다.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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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임

생각들 2009. 8. 4. 14:57
고등학교 시절 새벽을 함께했던 그의 목소리.
어느새 오늘이 그의 5주기란다. 여전한 아쉬움과 슬픔..

바로 오늘 쌍용차 공장에 경찰특공대가 진입하고 있는 건 우연일지,
아래와 같은 멘트를 할 수 있었던 그가 그립다.


새벽 세 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백여 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올가을에는 외롭다는 말을 아껴야 겠다구요.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조용히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그 외로움을 투정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계시겠죠?
마치 고공 크레인 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
이 세상에 겨우 겨우 매달려 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난 하루 버틴 분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저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2003년 10월 22일 정영음 오프닝)


http://www.worldost.com/
Posted by 안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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